이기고 싶은 논쟁과 옳다는 것

논쟁을 시작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승산이 있는가"보다는 "의미있는 것인가"여야 하지 않을까?

블로그와 그에 달린 코멘트들을 읽으며 이건 아닌데, 싶을때가 종종 있다. 예전에는 자주 발끈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았지만 "논리"만을 앞세운다면 얼마나 교묘한 말싸움,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 흐릿한 근거 인용이 가능한지.

다들 자기가 하는 일과 생각이 제대로 된 길이라고 믿기 마련이다. 나 역시. 하지만 정말 이기고 싶은 논쟁이 있을때는 "젠장, 공부가 더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그건 정답이 아닌거 같다. 대학원 공부해서 학위 따고, 권위를 앞세우며 어떤 논쟁에서든 모두 승리한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과연 무엇을 위해 이기고 싶어했던걸까? 내 존재를 부각시키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역시 옳은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옳다"는 것이 무엇이냐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 부분부터는 이제 모두 자신의 책임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워질 것이냐 아니냐.

그래서 자기 눈앞의 이익을 위해 객관적인 사실과 근거, 논리를 교묘하고 듣기 좋게 조작하는 인간들을 볼 때마다 논쟁이 아닌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붙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파시즘"에 대한 욕망일까. 역시 아직까지 인간에게는 지리한 논쟁과 합의가 최선의 수단인 것 같다. 그 안에서 "올바른 인간들"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수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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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at

    이런 글을 읽으면 왜 저는 늘 뜨끔하는 걸까요. -_-a 피해망상의 수준인가.. 쿨럭. ^^;
    나름대로 본말이 전도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자 노력한다 생각하는데도 언제나 내 자신의 부족한 점이 먼저 눈에 뜨이기 때문일꺼나요. (하긴 그래서 일부러 그것을 감추려 목소리를 키우는 경우도 있긴 하죠.)
    하여간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2. slowstep

    매우 찔리고 있습니다. 흑흑..

  3. 거부기아찌

    문제는 그렇게 대의명분을 갖고 정면으로 진검승부를 하고자 하는 논객들이 논쟁을 벌이는 경우는 전체의 5%도 채 되지 못한다는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경우는 어느 한쪽이든 어떤 방법을 써서든 단지 굴복시키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상대방이 영광스럽게 보이지 않게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의 허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허물을 덮으려고 하는 등, 극악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결론이 나지 못하도록 하려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의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고, 또 이것들을 통해 그런 나쁜 방법들이 그대로 학습되어진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정치판과 일부 언론을 통해서 말이죠.

  4. Jason Kim

    정말 좋은, 와 닿는 말이네요..
    이긴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결과가 어떤가 하는 거 겠지요. 물론 시작은 나의 논리와 의지, 주장을 내세워서 하나 내가 틀렸다면 고치고,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으면 수용하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다시 생각나네요..
    호찬씨!! 요즘 제가 고민하는 것이 있는데 도움을 주세요..
    기업에 블로그를 제안해야 하는 데 컨퍼런스에서 말씀하셨던 기업의 블로그에 대한 지혜를 빌려주십시오..

  5. misato

    소위 '논객'들의 글쓰기 목적이 '내 존재를 부각시키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가 맞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으론-_-) 그런 분들의 글쓰기 영역 확대가 인터넷의 황폐화로 확산될 조짐 마저도 '있다'고 봅니다. 오죽하면 인터넷이 글쓰기에 있어서도 '자위의 공간'이라는 소리가 나오겠습니까만은… 사회 전반적으로 토론문화의 성숙도가 낮아서 그런것일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서 그러한 문제점들이 더욱-_-극명하게 드러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아울러 저런 문제점에 우리 역시 얼마나 자유로울지..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듯 싶습니다. 당장 저부터 .-_-;

  6. 보리소년

    전 서른을 훌쩍 넘기고도 좀 더 있다가 깨달은 건데
    호찬님은 빠르시네요.나이 들어가는 즐거움의 하나가 아닐까싶습니다. 그래서 나이 드는게 싫지않네요 ^^

  7. test

    g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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