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단계'에 따라 만들어지는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 서비스는 인생단계(life stages)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다나 보이드(Danah Boyd)는 <designing for life stages>라는 자신의 글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가정과 근거를 설명하고 있다. 간략히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다나 보이드는, 서양 문명에는 사회적 기술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세 인생단계가 있다고 가정한다.
- 아이덴티티 형성 (Identity formation)
- 사회에 기여하는 참여자 (Contributive participant in society)
- 성찰과 스토리텔링 (Reflection and storytelling)
젊은이들(소년·청년기)은 세상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기 위하여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또래와 어른들의 반응에 따라 자기 보여주기(a presentation of self)의 정도를 조정한다.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의 주역할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또래와 교섭하고 사회에 대해 배우기 위한 공적 영역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성인들(중년·장년기)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즉 좋은 시민, 좋은 노동자, 좋은 부모인지 아닌지로 평가 받는다.
젊은이들과 성인들의 이러한 차이는 블로그 영역에서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젊은이들은 사교성이라는 관점에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성인들은 자신들을 위한 새로운 일들 ― 예를 들면, 문서 만들기, 정보 제공하기, 대화하기 등 ― 을 만들어 내고 있다.
노년기로 접어들면 지금까지의 인생을 성찰하고 자신의 자랑거리들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일과 자랑스러운 시민이 되는 것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인생의 유지와 성찰의 문제에 집중한다. 스토리텔링이 대부분의 사회적 기술에 매우 중요한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노년층이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은 거의 없다.
젊은이들은 성인들의 도구를 자신들이 필요한 대로 용도를 변경해서 사용하는 반면, 노년층은 그런 용도 변경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항상 되던 방식대로 되면 그만인 것이다.
다나 보이드가 이 주제에 관한 논문을 준비중이라고 하니 완결된 결론을 살펴봐야 할 것이지만, 지금 내용에도 시사점들이 있다.
-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의 인생단계를 고려해서 만들어지고 있는가?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인 국내에서 이 점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 포탈을 포함한 범용적인 국내 인터넷 서비스들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뒤섞여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비효율적인 방식이 아닐까? 차라리 각 연령대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 간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관련기사:
일본 '시니어 포털' 속속 등장) - 얼마나 많은 서비스들이 노년층을 포함한 기술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가?
- 신규 서비스를 기획할 때 기획자들은 은근히 사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용해 주어서, 기획자들 자신이 생각해내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초기 기획 단계부터 기획자 입장에서는 통제불가능한 영역, 사용자 입장에서는 용도 변경(repurpose)에 대한 영역이 고려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 우리나라의 성인들은 문서 만들기, 정보 제공하기, 대화하기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포털이 연령대 서비스에 진출하면 안되요오 (….밥그릇.)
misato
05.12.29 9:52am
좋은 글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엉뚱이
05.12.30 11:29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