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활 베스트 10 → 2019.01.12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일주일 간의 베스트 대부분이 음악이라는 건 좀 생각해봐야겠다. 디지털 테크 쪽은 내 밥벌이와 조금이라도 연결되어 있고 책, 공부와 관련된 것은 어느 정도의 의무감이 함께 한다. 이렇게 보면 내게 ‘순수한’ 취미라고 할 수 있는 건 음악밖에 없는 것 같다. 취미가 이해관계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말이다.

1. #음악 / Concierto de Aranjuez – II. Adagio – Pablo Sáinz Villegas – LIVE 내 세대 전후의 이들은 이 음악을 들으면 KBS 〈명화극장〉이 떠오를 거다. 영화평론가 정영일씨가 소개하는 예고편으로 한 주 내내 기대감을 북돋고, 드디어 주말 방송시간이 되면 온가족이 둘러앉아 우리말로 더빙된 영화를 감상하던 추억. 그래서 이 음악을 들으면 어린 시절이 떠오르고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 나고 그런다. 내 아이들도 영화 보는 재미를 알았는지 주말이면 영화를 보자며 조른다. 매번 보여주진 못하지만 그 시간들을 나중에 느낌으로라도 기억하겠지.
(수정) 이 아랑훼즈 협주곡은 〈토요명화〉의 오프닝 곡이었고, 〈명화극장〉의 곡은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중 ‘Tara’s Theme’이었다. 실수.

2. #유튜브 / 유튜브 하려면 무조건 봐야 하는 채널 | 기술인간 아마도 하박국님을 음악 관련 글과 제작한 음악들로 처음 알게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 유튜브의 테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계신다. 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분이라 역시 채널도 급성장하고 있다. 나도 유튜버 꿈나무가 되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참고가 되는 채널이다. 박국님의 발연기는 덤(자꾸 보다보면 적응됨. 중독됨. 진짜임).

3. #음악 #2018 #차트 / 2018 해외 결산 차트를 점령한 여성 아티스트들의 앨범 5 역시 인디포스트. 모르고 지나갈뻔한 좋은 음악들이다. 특히 Tierra Whack의 〈Whack World〉는 그 과감한 형식만으로도 충격적이다.

4. #만화 #재즈 / 이시즈카 신이치, 《블루 자이언트》 까칠하게 보면 일본만화의 흔한 테마 중 하나인, 주인공의 근성 하나만으로 모든 역경을 극복하며 스토리를 밀고나가는 만화로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소재, 주인공, 스토리의 매력이 있다. 근성물이 그렇지만, 젊은 주인공이 가슴 속 뭔가를 끓어오르게 만든다. ‘최종화’라는 걸 보고 아니 정말 여기서 끝내는 거야? 깜짝 놀랐지만,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이라는 제목으로 2부를 이어나간다고 한다.

5. #인터넷문화 / How Meme Accounts Surface the Meanest Parts of TikTok 모르는 사이 엄청나게 퍼져있는 틱톡. ‘과한’ 감정 표현으로 만들어진 영상들에 적응하기 힘든 아저씨로서의 나.

6. #여행 #동해 / 양양 동산해변. 예쁘다는 카페를 찾아갔지만 시즌에만 문을 여는 카페였다. 그러나 덕분에 더 예쁜 작은 해변을 알게 됐다. 여름쯤에 와서 아이들과 서핑을 배워보고 싶다.

동산해변

7. #음악 #인터뷰 / 박광현, 20년 침묵 깨고 음악으로 돌아왔다 둘 모두 좋아하며 존경하는 뮤지션인데, 인터뷰를 했다니. 이기용님은 나와 비슷한 연배인데, 허클베리핀 1집을 냈을 때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다. 따뜻하면서 진지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시사IN에서 칼럼을 연재중인 걸 알았으니 꼭 챙겨봐야겠다. 박광현님도 다시 음악활동을 시작한다니 너무 반갑다. ‘한 송이 저 들국화처럼’을 들을 때마다 혼란스러웠던 스무 살 무렵의 내가 떠오른다.

8. #음식 #동해 / 강릉 장안횟집의 물회와 우럭 미역국. 이젠 너무 유명해져서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먹기 힘들지만, 아이들도 동해에 간다고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 됐다. 올겨울 오징어가 풍어라더니 제철 생선을 쓰는 물회는 오징어 물회가 나왔다.

장안횟집

9. #음악 #애플뮤직 / 많은 불편함과 속터짐이 있지만 또 그만큼의 장점이 있는 애플뮤직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그 주에 인상 깊었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매주 꾸준히 저장하고 있다. 이번주의 플레이리스트.

혹시 애플뮤직 친구 신청하고 싶은 분은 여기로.

10. #카페 #속초 / 이번 겨울의 동해여행은 칠성조선소에서 마무리했다. 가끔, 고성- 속초 – 양양 – 강릉으로 이어지는 동해 라인에서 노후를 보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따뜻한 날에는 하릴없이 바다를 거닐고 싶기도 하고, 추운 날에는 그럴듯한 풍경이 보이는 창 앞에 앉아 유행가라도 들으며 좋아하는 만년필로 뭐라도 끄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쓸쓸해진다.

칠성조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