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킹 테크닉보다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한 거 아닐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를 사업 — 영리, 비영리 모두 포함하여 — 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계속 주목 받고 있다. 결국은 알리고 싶은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많이 잘 퍼질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하자는 것이겠다. 한국에는 네이버와 카카오톡이 있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인터넷 — 유무선 모두 포함하여 — 의 트렌드가 개인들을 중심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로 가고 있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

정직하게 얘기해보자. SNS를 사업에 활용하는 운영 ‘기법’을 익히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서비스 열심히 사용해보고 잘 정리된 책 몇 권 보고 몇몇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투입할 수 있는 인력과 시간이 문제일 뿐이지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 성과가 나오는지는 별개로 말이다.

정작 어려운 것은 그 네트워크에 흐르게 할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어떻게, 어떤 것으로 만들 것인가이다. 노골적인 광고 메시지는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렇다면, 조직의 사업이나 상품이 담고 있는 ‘내용’을 이 네트워크에 적합한 메시지로 다시 만들어내야 한다. 이 메시지가 결국 우리 물건 사주세요로 끝나면 네트워크에서 흐를 수 없다 — 사람들이 좋아요도, 리트윗도 안 해준다.

벽에 부딪히는 순간은 사업, 상품에 담겨있는 별다른 가치가 없을 때이다. 우리 돈 벌고(또는 기부받고) 싶어요 외에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 사명을 내용으로 만들지 못할 때. 그래서 이른바 SNS 마케팅, 소셜 미디어 마케팅만 따로 떼어내어 이야기하는 것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쓰레기 같은 기업이나 상품이 마케팅 좀 잘했다고 좋은 것으로 포장되는 과거의 룰이 계속 된다면 참 재미 없는 일 아닌가.

같은 맥락에서, 《Uncommon Service》에서 얘기하듯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service funding mechanism, employee management system, customer management system 각 부문이 서비스가 제공하고자하는 가치에 맞게 재조직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감한다.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하는 시도가 그저 마케팅 채널 추가, 바이럴 잘 될만한 컨텐츠 제작 등의 수준에서 고민되는 방향은, 글쎄 참 재미없다. 이 차이를 무화시키기 위해 인력과 돈을 쏟아붓는 대기업은 항상 있으니까 예측이나 단언 같은 것은 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20년 가까이 주문처럼 되풀이되는 컨텐츠가 중요하다, 컨텐츠가 왕이다라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전에 어떤 컨텐츠를 만들거냐, 그런 컨텐츠를 만들 능력이나 의지는 있냐를 생각해 봐야겠다(컨텐츠가 없으니 플랫폼 사업을 하겠다는 말은 못 들은 것으로).

2-55-9: 이것이 ‘소셜’이다.

차가운 겨울, 화요일 새벽 5시. 고요한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박스 안에서 그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나는 통행 카드와 지폐를 건넨다. 그가 다시 반갑게 작별 인사를 하며 건넨 영수증을 손에 쥐고 나는 떠난다. 우리는 뭔가 주고받았으나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둘을 위해 이 순간을 기록해야 할까. 단말기에 숫자로 입력된 ‘누구’는 분명한 이진 코드로 남을 것이다.

내가 뚜벅뚜벅 걸어 이 톨게이트를 지난다. 그리고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돈 대신 따뜻한 손을 건넸다면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서로 한 시간쯤은 더 기억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눈을 감으며 그런 미친 시간을 떠올리고는 영원한 시간 동안 기억할지도.

사무엘 씨는 트위터의 무한에 가까운 글들을 모두 읽으려 하지 말고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을 ‘목록'(list) 기능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기를 권한다. (‘Happiness in 140 characters‘) 맞는 말이긴 하다. 가령 내가 팔로잉하고 있는 사람이 500명이고, 이 각자가 하루에 평균 다섯 개의 트위트를 올리고, 한 개의 트위트가 평균 100자 정도라고 했을 때, 매일 읽어야 할 글의 분량은 200자 원고지 1,250장, A4로는 약 125장, 웬만한 얇은 책 한 권 정도의 양이다. 문제는 그 책이 양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은 나 스스로 당신을 따르겠노라, 단추를 눌러 고백했으나 이제는 야멸치게 차별해야 하는 진실의 시간 — 나에게 중요한 것이 우선 — 을 마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위한 것인가 관계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보를 얻기 위해 관계를 이용하는 것인가? 한 켠에 숫자로 찍혀 있는 수백, 수천 명과의 관계는 톨게이트 박스 안의 그처럼 사람이긴 하지만 느낄 수도 기억할 수도 없는 관계이다. 우리는 이미 서로에게 충분히 무관심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여 아무 고민 없이 서로에게 관계를 맺자고 요구하거나 그 반대로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소한 서비스 용어에 있어서는 트위터가 페이스북보다 열 배는 정직하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다. 필요한 것을 서로 주고받을 뿐이다. 이것이 ‘소셜’이다.

각자가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가진 사람을 찾고,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선택하는 것. 그를 사람으로 대할지 정보로 대할지, 팔로우할 것인지 목록에 넣을 것인지, 말을 걸 것인지 경외하며 쳐다만 볼 것인지 말이다.

2-55-4: 기업의 소셜 미디어 참여, 공공성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각종 소셜 미디어의 활용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른바 ‘소셜 미디어 전도사’들이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들을 빌려다 할텐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서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고 간접적으로라도 매출로 연결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니, 몇 가지 정리해 보자.

첫째로, 각종 소셜 미디어의 정의, 구조, 현황, 시사점 등 개념적 파악을 시도할 수 있겠다. 이렇게 하면, 추가해야 하는 내용들이 있다. 인터넷이란 네트워크의 특징, 뜨거운 이슈인 스마트 폰과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 욕심을 낸다면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의 차이까지. 이렇게 공부하는 것, 물론 필요하지만 교육 받고 당장 써먹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봤을 때 회의적이다.

둘째로, 기존 인터넷 마케팅 기법들의 연장선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과 대화해라’라든가 ‘입소문이 나게 만들어라’ 같은 것들. 마케팅에는 문외한이어서 의견을 내놓기가 조심스럽지만, 소셜 미디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기존 마케팅 기법들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테지만 그런 것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두고, 앞으로 나올 성공 사례들을 주목해 보도록 하자.

셋째는 둘째와 연결되는데, 여러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수집하여 학습하는 것이다. 마케팅 사례를 포함하여 모범이 될만한 기업 소셜 미디어 운영 사례, 넓은 범위로 확산된 사례,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사례 등과 의도와는 달리 실패한 사례들을 함께 말이다. 이 사례들을 현재 우리 회사의 사업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변형해서 실행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깔려있어야 할 것이니 첫째의 내용도 일부분 필요하겠다.

넷째로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의 실제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트위터의 팔로우, 리플라이, 리트위트(RT), 페이스북의 친구 신청, 페이지 만들기, ‘좋아요’의 활용 등이 예가 되겠다. 이 경우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겠으나, 소셜 미디어 전체가 엮여 돌아가는 큰그림을 보려면 일정한 시간 이상을 직접 뛰어들어 사용해 보아야 하고, 그 큰그림 속에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는 방향성을 놓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내용으로 교육하든지 필수적인 것이 되겠다.

다섯째로는, 위의 모든 안을 종합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방대한 내용 속에서 처음 원했던 방향(자사 서비스의 홍보와 매출로의 연결)을 잃고 방황하는, 교육을 위한 교육이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에 일관성을 흐르게 하여 방향을 잃지 않고 목적을 향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에 대한 안으로, ‘공공성(公共性)’ 개념에 대해 궁리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 안은 기업 소셜 미디어의 교육이나 학습부터 실제 운영에까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미노 피자 이벤트(출처: 도미노피자 홈페이지)

‘공공성’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 사회 구성원 전체에 두루 관련되는 성질”(국립국어원)이다. 그러나 회사가 추구하는 이익[社益]은 사적인 이익[私益]이다. 사익을 목적으로, 공적인 성격이 강한 소셜 미디어/네트워크로 들어오면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트위터의 경우, 헌혈증 기부, 실종자 찾기, 비리 고발 등에 대한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공공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 하겠다. 반면 최근 도미노피자가 트위터에서 벌인 이벤트가 트위터 문화를 망치고 있다는 사용자들의 항의를 받자, 도미노피자 측에서 황급히 이벤트 일정을 조정하고 사과문을 올린 것은, 사익과 공익이 충돌한 좋은 사례이다.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이 사익과 공익의 충돌을 어떻게 조정하거나 조화시킬 수 있을까?’이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앞에서 언급한 ‘공공성’을 매개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공공성을 ‘사회적 자본’으로 한정하고자 하는데,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들 사이의 연계,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호혜성과 신뢰의 규범을 가리키는 말이다.”(로버트 퍼트넘,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 , 2009, p.17.)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 모두의 기반이 되는 이 사회적 자본은 이성적 지식과 판단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공동체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서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감성을 기르고 더 나아가 그것을 정치적 의식과 행위로까지 전개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강유원, <사회적 감성, 정치적 의식, 정치적 행위>, 2009, p.7.)

기업, 단체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사익 추구가 어떻게 이 사회적 자본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서비스별로 구체적인 실행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공공성의 필터‘를 통과한 기업 소셜 미디어라 할 수 있겠다. 이것이야말로 기업의 사명과 비전을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업종별로 특징있고 흥미로운 방안들을 떠올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겠다. 기존 인터넷 마케팅의 성공 사례들에서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성에 대한 신념을 일관되고 지혜롭게 추구하는 것은 질적인 차원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사회 공헌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연결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소셜 미디어와 연결되어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사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내일부터 사명과 비전을 확인하고 실행방안을 만들어 봐야 겠다(“트위터 개설 기념으로 이 글을 RT해주시면 10분께 선물 드려요.” 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

@hochan

인사 45: 글 4개 소개 (12:15)

안녕하세요, 호찬입니다. 최근에 읽은, 소셜 미디어, 리터러시, 뉴미디어 등에 관한 글 4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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