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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오픈’ 단상

(‘KISDI’라고 쓰고 ‘키스디’라고 읽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보고서 몇 개를 내놓았는데, 눈길이 간 것은 <SNS에 나타난 취업희망자의 성향조사와 프라이버시 이슈>(유지연)와 <페이스북의 부상(浮上)과 시사점>(공영일)인데 그 중 두 번째 것을 읽었습니다. 모두 10페이지이고 내용은 현황, 성장요인, 향후 전망, 시사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 세계 1위 SNS 사업자이고,
  • 2010년 6월 기준으로 5억 명에 가까운 회원을 가지고 있는데
  • 1억 명이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고,
  • 시장점유율은 이미 구글을 넘어섰고(2010년 3월 U.S. 1년간 방문수 기준),
  • 모바일 인터넷 시장 진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글로벌 온라인 사이트 중 방문수 기준으로는 3위이지만, 체류 시간 기준으로는 월등한 1위(인당 6시간)라는 것입니다(2010년 4월 기준, 9개 국가 대상). 이건 양적, 질적 모두 압도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나머지 내용은 다른 곳에서도 본 듯한 것이니 읽어보면 아실테구요).

성장 요인으로 들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페이스북이 도입한 다양한 오픈 전략들(오픈 API, 페이스북 커넥트, 오픈 그래프 등)인데 이 ‘오픈’이라는 것이 듣기에도 괜찮고 뭔가 좋은 일 하구 있구나 싶은 느낌을 줘요. 이른바 ‘개방, 참여, 공유를 지향하는 웹 2.0’의 동굴을 통과하며 많은 서비스들이 쓴맛, 단맛 봤을 텐데요, 이제 와서 보면 그게 일종의 ‘화장’ 또는 ‘위장막’ 같은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이 ‘오픈’이 오픈 소스 운동의 ‘오픈’ 같은 의미는 아니잖아요. 사업자, 사업 파트너, 광고주, 회원의 이해 관계를 적절히 조정해서 관리할 수 있을만큼 ‘오픈’하는 것이죠.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 고리를 많이 만들어 놓을 수록 네트워크 효과도 생기고 이익이 되니까 하는 것이기는 한데, 이 ‘오픈’에 사업자의 장삿속이 지나치게 드러나면 서비스 이미지에도 안 좋고 사람도 안 모이고 돈도 못 벌겠죠. 그래서 ‘웹이 나아갈 옳은 방향’으로 포장된 ‘웹 2.0’이 그런 장삿속을 적절히 가려주고 이미지 관리도 해주는 역할을 한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 말해, ‘오픈하면 좋은 서비스, 좋은 회사’ 뭐 이런 식.

3~4차원 네트워크

제가 생각하는 페이스북의 성장 요인은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를 3차원(입체적)으로 겹쳐서 잘 연결시킨 것에 오지 않았을까 합니다(무슨 말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구요). 그 유명한 《링크Linked》 같은 책을 봐도 노드, 허브, 각종 네트워크 등등을 2차원(평면적)으로 그려놓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현실의 네트워크를 파악하는데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문외한으로서 감히 해봅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페이스북만 보더라도

  • 회원 네트워크가 있고,
  • 친구 추천, 친구의 친구 추천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계속 생성, 연결시키고,
  • 또 그 회원들은 서비스 밖에, 언제든지 페이스북 회원으로 만들 수 있는 친구들(네트워크)을 가지고 있고,
  • 서비스 밖의 네트워크라하면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인터넷 서비스(예를 들어, 지메일Gmail)의 네트워크일 수도 있고,
  • 학교 친구나 동네 친구 네트워크일 수도 있고,
  • 어떤 회원들은 외부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일 수도 있고,
  • 상품 마케팅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회원일 수도 있고,

아무튼 균질하다고 보기에는 워낙 다양한 네트워크가 겹쳐져 있다는 것이죠. 실험실 안의 네트워크가 아니니까요. 이미 다변화된 공간이라는 요소는 끼어들었고, 시간이라는 요소(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까지 끼어들면 어떤 네트워크가 될지 잘 상상이 안 됩니다. 요즘 너도나도 SNS 마케팅 해야 한다고 하던데, 성공 사례가 흔치 않은 것은 상품 마케팅만을 위한 1차원적 활동으로는 이 네트워크의 변화를 탈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함께 대화하라”는 계명이 말은 쉽죠, 꾸준히 지켜보고 활동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죠.

공간, 욕망, 반영웅

머리가 살짝 아프군요. 잘 정리된 방 사진을 보며 머리를 정리합니다(이미지 출처: Wired).

정돈된 사무실

이렇게 잘 정리된 인테리어 사진들을 보면 부럽다가도 현실을 생각하면 말이죠, 방도 커야 해, 집도 커야 해, 그럼 당연히 돈 많이 벌어야 해. 욕망의 펌프질과 악순환. 물론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꾸미는 것을 표방하는 블로그들도 꽤 있어요. 그러나, ‘너네들은 이 정도 크기를 작은 공간이라고 부르냐’라는 생각이 들며 울컥. 한국적 서민형 ‘Apartment Therapy‘ 같은 블로그가 시급히 필요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얼굴 없는 천사 또 1억 기부‘ 같은 기사를 보게 됩니다. “뭘 바라고 한 일이 아닙니다.”, “어릴 때 모진 고생을 잘 이겨내시고 성공적인 인생을 사신 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기부하는 것뿐입니다.” 짧은 몇 마디이지만 이 분의 아버지, 자식에 대한 사랑과 교육, 부모에 대한 자식의 존경, 신념의 실천 등 많은 것이 가슴을 스치웁니다.

@hochan

‘롱테일 이론’의 오류를 지적한 연구가 나왔다

꼬리가 길면… 물린다
(기사 하나 링크하는 데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 조선일보의 기사이지만 미디어다음에 올라온 것으로 링크했다.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이론에 대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애니타 엘버스 교수가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오류를 지적했다고 한다. 이 연구에 대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리 고메즈가 관련 기사를 썼다. (두 글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롱테일 이론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것들을 실증적으로 분석해 보여주니 좋다. 크리스 앤더슨도 자신의 블로그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핵심 내용은 이거다. ‘롱테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My point is not to suggest that Elberse is wrong and that I’m right, it’s only to point out that different definitions of what the Long Tail is, from “head” to “tail”, will generate wildly different results.


그러나 이 이론에 대한 지지 내지 거부는, 이론의 합리성이나 타당성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자신의 입장(기자든 블로거든 비즈니스맨이든)에 따라 결정되고 해석되는 것 같다. 이론이 자신의 기사, 블로그, 사업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준다면 입맛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태도. 웹 2.0과 함께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설사 롱테일 이론이 해외에서는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이론을 중심에 놓고 계속 얘기해야 할까? 우리의 현실을 그 이론에 끼워 맞춰야 할까? 당장 싸이월드 배경음악의 경우만 들여다 봐도 알 수 있을거다. 윗사람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기 위해, 보고서에 아무 의미 없이 롱테일 그래프를 끼워 넣었던 나부터 반성한다.

모튼 래스크, <위키피디아의 도달범위와 풍요로움: 위키노믹스는 부유한 나라들만을 위한 것인가?>, 2008

요약
이 연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에서 위키노믹스가 전지구적으로 확산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요인들을 조사한다. 위키피디아의 다양한 언어판들을 조사함으로써, 이 연구는 사회경제적 요인들의 다양성과 위키피디아와의 연관 사이의 중요한 상관 관계를 발견했다.

도입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보기술 기반 사회의 전지구적 개발의 아이콘이고, ‘아마존’과 ‘이베이’가 전지구적 전자상거래의 아이콘들이라면, ‘위키피디아’는 급속히 웹 2.0의 전지구적 아이콘이 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흔히 웹 2.0의 전형으로 사용되고, 웹 1.0의 사례로서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온라인’과 비교된다(Baumann, 2006; Benkler, 2006; O’Reilly, 2005; Tapscott and Williams, 2006). 브리태니커 온라인은, 전통적인 학술 서적이 출판되는 방법과 거의 동일한 방법으로, 선별된 전문가 집단에 의해 쓰여지고, 편집되고, 출판된다. 위키피디아는 기고자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고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계속적으로 변경되는, 사용자가 추가하는 콘텐트로 만들어지는 백과사전이다. 웹 2.0 이전에, 백과사전적인 정보의 교환은 대개 단방향이었다.

그렇지만, 웹2.0의 특징들인 개방성, 동료간 생산(peer production) 그리고 전지구적 상호작용과 협력 때문에, 위키피디아의 콘텐트는 면밀히 연구되고 분석되었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의 표제어들의 정확성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있었다(Economist, 2006a; Economist, 2006b; Economist, 2006c; Economist, 2006d; Giles, 2005; Korfiatis, et al., 2006; Tumlin, et al., 2007). 일반적인 논쟁은, “아마추어들”이 만든 표제어들을 “전문가들”이 만든 동일한 제목들에 대한 글을 비교하여, 전달성과 객관성을 포함한, 그것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추었다(Anderson, 2006; Benkler, 2006). 위키피디아(2006) 자체에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여느 단체가 만든 참고자료와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아의 콘텐트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내용을 다수의 출처들과 대조해서 확인해 주시고, 추가 정보는 우리의 책임한계를 읽어주십시오.” 그 결과, 위키피디아 항목들의 권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 연구 이용을 개방하는 참고자료와 인용을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다(Willinsky, 2007).

참여는 모든 웹 2.0 서비스의 성공에 결정적이다(Dye, 2007). 위키피디아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콘텐트에서 문화적 차이점들 — “물리적 세계에서 관찰되는 문화적 차이점들이 가상적 세계에도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제시한다”(Pfeil, et al., 2006). — 을 발견했다. 바꿔 말하면, 누구나 위키피디아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위키피디아에 참여하는 수준들을 조사하기 위해, 선진국들에서 만들어진 위키피디아 판과 개발도상국들에서 만들어진 것들을 비교하는 것을 선택했는데, 기술적인 그리고 경제의 거시-환경적인 요인들의 다양성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에서의 참여는 고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Kraemer, et al., 2006).

(Morten Rask, The reach and richness of Wikipedia: Is Wikinomics only for rich countries?, 2008의 요약, 도입을 번역했음.)

카일리 자렛, <상호작용성은 악이다! 웹 2.0에 대한 비판적 조사>, 2008

웹 2.0에서 중심은, 생산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호작용적인 시스템들에 대한 요구이다. 결과적으로, 웹 2.0 현상을 비판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권력에 대한 상호작용성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연구는 첫째로, 푸코에 의해 정의된 훈육적 기술들과 상호작용성을 구별짓는 배리(Barry, 2001)의 관점을 이용하여 이런 미디어들에서의 상호작용성의 특성을 기술한다. 배리의 모델과는 대조적임에도 불구하고, 이 분석은 신자유주의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성이 실제로 훈육적 기술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Kylie Jarrett, Interactivity is Evil! A Critical investigation of Web 2.0, 2008의 요약을 번역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