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중1때였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담임 선생님께서 집으로 전화를 하셨다.
우리반 아이 중 하나가 물놀이를 하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놀랐지만 슬프지는 않았고,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몰랐다.
선생님, 반 아이 몇 명과 모여 그 아이 집으로 조문을 갔다.
우리집도 풍요롭게 산 편은 아니었지만 그 아이의 집에 도착했을 때 적잖이 놀랐다.
일고여덟쯤 되는 식구가 좁은 방 하나에 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모두 앉았을 때는 방에 공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공부는 못했지만 말썽을 부리지도 않았고 친한 애들 몇몇과 쉬는 시간에 장난 치며 노는 평범한 아이였다.
만약 그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 가난에서 벗어나 자기 가족을 꾸리며 살 수 있었을까.
어제 자기 전 쇼파에 잠깐 앉아 있는데 떠오른 기억이다.
오늘 “저소득층 실질소득 증가 10년간 ‘0%’“라는 기사를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있는 것도 없는데 그냥 먹먹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