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기행과 모바일 네트워킹 서비스

수, 목(9~10일)에 ‘전주 여행’을 다녀왔다. ‘전주’였던 이유는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고, 최근에 전주 한옥에 대한 어떤 글을 읽었기 때문인 것도 같다. 꼭 전주였어야 하는 이유는 없었다. 확실한 이유가 하나 있었다면, 1991년도에 PC 통신 천리안에서 밤부터 새벽까지 매일 모여 채팅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학생활은 물론이고 이런 모든 것들이 신기하던 시절이었다. 채팅 멤버 중의 한 형이 전주에 살고 있었는데 자기네 집에 한 번 놀러오라고 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를 갔는데,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 형은 전주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이층집에 살고 있었고, 주변은 모두 밭이었다. 그 형이 이층을 쓰고 있었는데, 거실에는 컴퓨터 두 대와 잡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창간호부터 가득 차 있었다. 학교 후배들도 자주 놀러오는 그런 인심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형의 환대는 아직도 고맙게 남아있고, 더불어 전주도 따뜻한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처음 만난 사람이 이렇게 친절할 수도 있다는, 조금 오버하자면 세상은 따뜻한 곳이구나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 순간이었다.

혼자서 1박2일 ‘여행’을 다녀온 이유는 사실 ‘기행’을 위한 것이었다. 여행하는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적기 위한 것. 그걸 펜과 종이가 아닌 모바일 네트워킹 서비스로 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얼마 전 <가상적으로 그곳에 있음: 뉴미디어 가지고 여행하기>라는 논문을 읽고, 요약 부분을 번역해서 올렸었다. 논문의 내용과 실제 서비스 사용 경험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를 알고 싶었다. 물론 특정한 서비스를 사용한 것이고, 1박2일 동안이었기 때문에 한계는 명확하지만 시작해봤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는 SK텔레콤의 ‘토씨tossi‘이고, 이 서비스의 관계자는 나와 특수관계에 있으므로 수치 이외 내용의 객관성은 보장할 수 없고, 읽는 분들은 그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봐주시기 바란다. 전주 기행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tossi 친구 구성

  • 1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 1명
  • 2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 14명
  • tossi에서 처음 만난 친구: 34명

여행 중 올린 글 현황

  • 여행지: 전라북도 전주 (시내 위주)
  • 올린 글: 42개
  • 사진이 있는 글: 32개
  • 동영상이 있는 글: 1개
  • 댓글 수: 75개 (내가 댄 댓글 제외)
  • 글 하나당 가장 많은 댓글 수: 12개
  • 글 하나당 가장 적은 댓글 수: 0개

시사점들

  • 댓글을 다는 행위가 가장 높은 관여도를 보여준다고 가정했을 때, 글의 형태(텍스트, 사진, 동영상)가 관여도를 결정하지 않는다. 결정 요인은 글의 내용에 친구들이 관여할만한 것이 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이다. 가장 많은 수의 댓글(12개)과 댓글 단 사람 수(5명)를 기록한 글은 전주 시내에서 먹을 만한 밥집을 물어보는 질문 형태의 글이었다.
  • 글을 쓴 사람의 경험 측면에서는, 친구들과 공유했을 경우에 글이나 사진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느낀다. 특히 실시간에 가깝게 공유와 피드백(읽기, 댓글)이 이루어질 때 만족도가 더 높다. 이 경우, 사진의 질이나 완성도는 부차적인 요소가 된다.
  • 다수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항상 있으므로, 여행 중의 불안감이나 정보의 부족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글을 올릴 경우, 친구들의 관심의 농도가 옅어질 수 있다. 관여할만한 요소가 거의 없는 글일 경우 피드백의 정도는 매우 낮다. 실제로 댓글이 1개 이하인 글은 23개(55%)였다.
  • 여행중 지속적으로 글을 올릴 경우, 여행 경험 자체에 대한 몰입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여행에서도 기념 사진을 자주 찍는 행위가 여행 경험을 방해하는 것과 비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텍스트를 입력하는 행위가 불편하기 때문에 사진만 찍는 것보다는 방해도가 더 높다. 이 문제는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자 서비스 기능적으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 피드백이 활발할 시간대가 있다고 ‘추측’된다. 글을 공유하는 시간대가 업무 집중 시간대이거나 퇴근 시간대 전후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은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일 경우, 해당되는 시간대는 유선 인터넷 서비스와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 글을 올린 위치에 대한 정보(예: 완산구 중화산동2가)는 2차적인 다른 형태로 가공되어야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할 수 있는 매개 정보이므로 활용 방안은 많을 것이고, 해외 서비스 사례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피터 B. 화이트 외, <가상적으로 그곳에 있음: 뉴미디어 가지고 여행하기>, 2005

이 논문은 여행자들에 의한 이동 전화, 일반 전화, 인터넷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사용과 여행 경험을 위해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이 함축하는 것들을 조사한다. 대부분의 답변자들에게, 그들의 기존 지인 네트워크와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그들의 여행 경험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고, 계속되는 상징적 근접성(proximity) 또는 공통의 역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있음(co-presence)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여행자들은 전화들, 문자(SMS) 보내기, 인터넷 기반 커뮤니케이션 사이의 용도, 이점, 결점들을 명확히 구별한다. 여행자들과 비여행자들 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의 지속은 ‘집에 있는’ 사람들과 여행자들이 ‘가상적 여행’의 형태들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Peter B. White and Naomi Rosh White, Virtually there: Travelling with new media, 2005의 요약을 번역했음.)

존 어리, <이동성과 근접성>, 2002

이 논문에서는 단지 왜 여행이 발생하는지를 논의한다. 왜 여행은 특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의 개발과 함께 발생하는가? 다양한 방식들 안의 육체적(corporeal) 근접성이 어떻게 여행을 필수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지를 설명한다. 대화하는 습관과 ‘만남’의 양상들이 어떻게 여행을 ‘물질적 가까움’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만드는지를 조사한다. 사회적 네트워크들에서 여행의 역할을, 사회적 자본에 대한 퍼트남의 최근 분석을 사용하여 고려한다. 그러한 사회적 자본의 분배를 위한, 서로 다른 종류의 여행들의 함축을 자세히 설명한다. 어떤 종류의 육체적 여행이 다양한 사회적 집단들에 걸쳐 풍부하고 빽빽하게 네트워킹된 사회적 삶을 위해 필요하고 적합한지를 조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근접성과 사회적 자본에 대한 분석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상적(virtual) 여행이 단순한 의미에서 육체적 여행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인데, 간헐적인 함께-있음은 사회적 삶의 많은 형태들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상적 여행은 스크린 위에 낯설고 기묘한 삶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가까우면서 멀고, 존재하면서 부재하고, 그리고 그것은 ‘함께-있음’으로 경험되는 것의 바로 그 본질을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나는 육체화된(embodied) 사회적 삶의 양식화에 반드시 포함되어 있는 — 복잡하고, 겹쳐있고, 모순된 이동성들을 확인해야만, 사회적 포함과 배제의 논점들이 조사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결론을 짓는다.

(John Urry, Mobility and Proximity, 2002의 요약을 번역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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