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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다보니 트위터 등등의 인터넷 서비스에 올리는 글 이외의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어색해졌어요. 그래서 뭔가 쓰려면 일단 온몸의 세포가 긴장을 하고, 그 중에 뇌세포가 가장 쫄아붙는 듯. 괜찮아, 괜찮아 최면을 걸지만 아직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여 다스릴만한 내공이 되질 않아서 몸둥아리, 그 중에 손가락부터 다스려야 하겠어요. 만년필로 끄적여 대기도 하고 키보드를 스다듬기도 하고, 그동안 너무 오래 준비만 해왔잖아요. 근데 느낌이 괜찮아.

이사, 마당, 꽃과 나비

제가 얼마전에 이사를 했잖아요. 내가 해 본 이사 중에 가장 힘들었어요. 추운 겨울 바람 맞아가며 이사 가려는 동네들 분위기도 파악하고, 부동산도 약 서른 곳 이상 연락해 보고 그랬네요. 이사온 집이 좋은 건, 다른 건 모르겠고 골목 안에 있어서 조용하다는 것과 꼬딱지만한 마당이 있다는 것. 그래서 마당 한 켠에 키우던 화분들을 늘어놓고 벽에 담쟁이를 새로 심어서 올리고 있어요. 마당 한 쪽은 옆집 벽이 높이 올라가 있어서 덮을겸 해서 심은 건데 성에 찰만큼 빨리 크지는 않네요. 인터넷으로 작은 모종 10개를 사서(실제로는 9개만 왔음) 심었는데 한 놈만 비실비실하고 이제 다들 벽에 붙었어요. 올여름 안에 벽을 다 덮기는 힘들 것 같지만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자라는 걸 보면 기특하죠. 처음에는 매일 들여다 봤답니다. 이것들이 왜 빨리 안 크지하는 조바심으로. 근데 이게 무슨 팜빌 같은 인터넷 게임도 아니고. 지금은 꼬박꼬박 물 주며 지켜보고 있답니다.

20100701_113519.JPG 세밀화로 보는 꽃과 나비

정말 작은 마당이지만 풀과 꽃에 대해, 잊었던 관심도 생겨요. 얼마 전엔 나비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세밀화로 보는 꽃과 나비》(권혁도 글·그림, 길벗어린이)라는 책을 사줬습니다. “권혁도 작가는 세밀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더군요. “밑그림을 그린 뒤에는 바늘 끝 같은 0호 붓으로 수채화 물감을 사용해 채색하는데 하루 종일 그려봐야 잠자리 날개 한 장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지금처럼 사진 기술이 발달했는데 왜 굳이 세밀화를 그리는 걸까라고 생각했는데, 사진은 “그림자나 원근 때문에 실제 모습을 재현하기 힘든” 면이 있다고 합니다. (‘곤충도감보다 더 꼼꼼한 나비 탐구‘, 위클리경향 881호 ) 마당에 나비가 찾아와 앉은 적이 있는데, 마술 같이 신비한 시간이랄까요 뭐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나비들이 좋아하는 꽃을 심어볼까해요.

한마디로 ‘정리’

그리고 이사와 정리는 떨어질 수가 없죠. 정리와의 질긴 인연. 회사를 다니면서 각종 자기계발서를 보죠. 동료 책상 위에 놓여있는 책의 제목이라도 봤을 겁니다. 가령 메모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든가, GTD라든가, 톰 피터스라든가 그런 내용들. 그런데 이런 것들이 한 마디로 ‘정리'(整理)가 아닌가 싶어요. 사전의 뜻을 짚어보면, ‘정(整)’이 가지런히 한다, ‘리(理)’가 다스린다는 글자이고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에 따르면 1.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함, 2.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함, 3. 문제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거나 없애서 말끔하게 바로잡음 등의 뜻이 있습니다. 이 뜻들은 살펴보면 일단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어떤 것이 올바른 것(질서, 체계, 바로잡음)인지를 알고 있어야 정리를 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좀 더 나아가 ‘리(理)’자를 한자사전(오픈마인드)에 나온 뜻에 따라 사리, 도리, 이치로 풀이하면(이렇게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더욱 확실하죠. 그러니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자기중심 없이 정리 ‘방법’에만 휩쓸리다보면 자기 정리도 안 되는 지경으로 치닫는 것이죠.

그래도 US의 각종 정리 관련 블로그들을 보면 저력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집니다. 주로 보는 것은 ‘라이프해커(Lifehacker)‘, ‘젠 해빗(Zen Habits)‘, 최근에 ‘언클러터러(Unclutterer)‘, ‘스텝케이스 라이프핵(Stepcase Lifehack)‘도 잘 보고 있습니다. 이런 글들도 수준 차이가 있는 법이어서 기술을 넘어서 마음을 울리는 글들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본 것(‘Joan Rivers and Twyla Tharp, Organized Artists‘)은, 예술하는 사람들은 정리를 잘 안 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주는, 구식이지만 자신의 직업과 생활습관에 착 달라붙어 한몸이 된 그런 방식으로 정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뭐가 맞고 올바른 것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인 것이죠.

윤성호 감독

착 달라붙는다니까 생각이 나는데, 눈과 맘에 착 달라붙는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2년 전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것인데, <은하해방전선>이라고, 윤성호 감독의 영화입니다. 윤성호 감독이 요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인디 시트콤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죠. 사실은 이걸 먼저 보고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를 구할 방법이 없더라구요. 고백하는데, 다운 받아보고 DVD로 샀습니다. 윤성호 감독이 영화 만드는 방법이 와닿습니다. 솔직한 접근, 솔직한 자기 감정에만 파묻혀 관객에게 전달을 못하는 것도 아니라 아주 잘 하고, 영화 전편에 도도히 흐르는 유머 감각 등이 말이죠. 앞으로의 영화도 기대가 됩니다. 트위터도 쓰고 있어요.

페이스북 ‘좋아요!’

요즘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늘어서 재밌게 쓰고 있는데요, 웹서핑 하다보면 여기저기 페이스북 라이크 버튼 버튼이 많이 보입니다. 이걸 클릭하면 이 버튼이 붙은 콘텐트가 페이스북에 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붙이고 있죠. 그래서 저도 붙였습니다. (많이들 눌러 주시구요.) 붙이는 방법은 간단해요.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것들을 ‘소셜 플러그인(Social plugins)’라고 부르는데 ‘라이크 버튼(Like button)’은 그 중 하나입니다. 이걸 설명해 놓은 페이지 가서 필요한 정보 입력하면 코드를 뿌려주고 그걸 원하는 페이지에 붙여 넣으면 됩니다.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쓴다면 ‘Facebook Like‘ 같은 플러그인으로 더 쉽게 구현할 수 있구요. 트위터도 재밌지만 앞으로 페이스북도 재밌게 써보렵니다. (친구 신청 많이 해주시구요. 제 프로필 주소는 http://facebook.com/hochan.choi)

앞으로 이렇게 매일 써보려고 하는데 말이죠, 사실 굉장히 해보고 싶었어요. 블로그는 예전부터 썼지만 블로그를 넘어서는, 나 자신의 매체라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것말고 주간으로 준비하는 것도 하나 있는데, 그건 여러 방식으로, 오프라인 지향이 될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ho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