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시 재밌다, 쇼난비치FM

인터넷은 역시 재밌다. 우연한 발견을 할 때 특히 재밌다. 어제 한겨레 매거진 Esc를 (RSS 리더로) 뒤적거리다, 기사 같지 않게 짤막한 “나의 톱5“을 봤다. ‘순위’에 대한 최고의 영화가 되어버린 <하이피델리티> (근데 이거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이름으로 적어줘야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로.) 뭐 시시껄렁한거 하나 썼나보다 하고 봤는데 (역시 순위는 힘이 세다. 이렇게 묶어놓으면 눈을 뗄 수가 없다. 대단한 것들로 변해 버린다.) 대부분 주워들은 것들이었으나, 일본의 라디오 방송 “쇼난비치FM”이라고? 궁금증 유발. 바로 구글로 검색.

일본 유학원 자료를 거쳐 어찌어찌 방송 홈페이지를 찾았다. 영어 홈페이지도 있어 다행이었다. 아, 게다가 인터넷 방송도 제공한다. 왼쪽의 “리슨 나우!” 버튼을 클릭하니, 일본의 몇몇 FM 방송을 제공하는 페이지(시뮬 라디오?)로 이동하고, 거기서 “湘南ビーチFM Shonan Beach FM”을 찾아 들었다. 주로 트는 음악은 재즈이고, 하와이 음악, 아르앤비, 클래식 음악도 튼댄다. 외국 FM은 디제이 멘트 별로 없이 음악을 많이 틀어서 좋다. (중간중간 들려오는 영어 내용으로 짐작컨대) 멘트 내용도 대부분 음악에 관한 것인듯.

아마도 쇼난 비치가 유명한 해변인거 같은데, 음악도 그에 맞춰 들려주는 거 같다. 우리나라도 동해안 등의 해변에서, 마포FM과 같은 그 지역의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면 뭔가 지역의 분위기랄까 색깔 같은 것이 생겨나지 않을까? 해수욕장에서 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차 안에서, 숙소에서, 길가에서 그 지역과 계절에 맞는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면 그 곳에서의 추억은 음악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될거다. 음악 한 소절이 아주 오랜 추억도 끄집어 올리니까. 그게 음악의 힘이지.

오랜만에 정신줄 놓고 서핑해봤다. 인터넷이 다시 재밌어지고 있다.

The Music의 “Strength In Numbers”

신나는 거에도 세련되게 신나는 거랑 싼티나게 신나는 게 있는데 얘네들은 아슬아슬하게 신난다.

음악 감상 #7

우리는 음악과 사랑과 김치전으로 이 축축하고 지루한 장마를 이겨내야만 한다.
Coldplay, MGMT, Sam Sparro, Colby O’Donis, 박준혁, Alanis Morissette, Tears For Fears, SCRIPT, Keyshia Cole, and Tina Turner.

우리는 장마를 이겨내야 한다!

오지은

오지은의 노래를 듣다보면 머리가 띵해지며 아득해지는 소리들을 만난다.
보컬과 어쿠스틱 악기들로만 이루어진 앨범은 담백하다.
가사들을 자세히 들어보면 꽤 재밌다. 정신과 육체가 잘 어울려 있다고나 할까.

제이콥 딜런, 모튼 하켓, 신디 로퍼

제이콥 딜런이 솔로 앨범을 냈다. <seeing Things>. 솔로 데뷔는 의외다. 인물은 아버지보다 낫다. 목소리도. <아임 낫 데어>도 개봉했지만, 난 밥 딜런의 노래보다 아들의 노래가 더 좋다. 밥 딜런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 봤으나, 나에겐 그저 지나간 어떤 시대에 위대했던 노래로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는 위대하겠으나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튼 하켓도 <Letter From Egypt>를 내놨다. (아하(A-Ha)의, 충격적인 뮤직비디오로 만났던 ‘Take On Me’는 내가 죽을 때까지 최고의 음악으로 기억될거다.) 힘을 빼고 불렀다. 고음 부분에서나 누군지 알아챘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신디 로퍼도 <Bring Ya To The Brink>에서 그렇게 힘들게 노래하지 않는다. 일렉트로니카가 유행이긴 하지만, 전자음이 목소리를 보완해주는 면도 있다. 마돈나처럼. 하지만 신디 로퍼는 젊었을 때처럼 악쓰지 않아도 여전히 신디 로퍼다. 최고다. 최근에 안 사실인데, 신디 로퍼랑 어머니랑 동갑이다. 30초 정도 충격에 빠졌다. 모든 관계를 혈연 관계로 환원시킬 필요는 없겠으나, 누나가 아니라 이모네? 신디 로퍼 앨범을 처음 산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She ’s So Unusual>. 정말 특별했지. 그 화려한 앨범 사진이 박힌 LP판을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같은 반 여학생과 마주쳤었다. 예쁘고 공부 잘하는 친구였다. 그땐 LP판 들고 다니면 폼 났었는데. 미술 시간에 반투명한 종이 대고 그림 베껴 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앨범 커버를 가지고 가서 베꼈었다. 복잡해서 혼났다.

음악 감상 #6

마돈나, 윌.아이.앰., 톡 톡 톡, 루 도날슨, 더 문샤이너스, 미카, 커팅 크루, 강수지, 양수경.
마돈나 누님은 여전하십니다그려.

(제목 없음)

음악 감상 #5

새롭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오래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음악은 많지만, 오래 기억하며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듣는 음악은 적다.
좋은 DJ는 나의 귀 뿐 아니라 시간을 차지한다.

모두 빨리 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