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딜런이 솔로 앨범을 냈다. <seeing Things>. 솔로 데뷔는 의외다. 인물은 아버지보다 낫다. 목소리도. <아임 낫 데어>도 개봉했지만, 난 밥 딜런의 노래보다 아들의 노래가 더 좋다. 밥 딜런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 봤으나, 나에겐 그저 지나간 어떤 시대에 위대했던 노래로만 느껴졌다. 누구에게는 위대하겠으나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튼 하켓도 <Letter From Egypt>를 내놨다. (아하(A-Ha)의, 충격적인 뮤직비디오로 만났던 'Take On Me'는 내가 죽을 때까지 최고의 음악으로 기억될거다.) 힘을 빼고 불렀다. 고음 부분에서나 누군지 알아챘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신디 로퍼도 <Bring Ya To The Brink>에서 그렇게 힘들게 노래하지 않는다. 일렉트로니카가 유행이긴 하지만, 전자음이 목소리를 보완해주는 면도 있다. 마돈나처럼. 하지만 신디 로퍼는 젊었을 때처럼 악쓰지 않아도 여전히 신디 로퍼다. 최고다. 최근에 안 사실인데, 신디 로퍼랑 어머니랑 동갑이다. 30초 정도 충격에 빠졌다. 모든 관계를 혈연 관계로 환원시킬 필요는 없겠으나, 누나가 아니라 이모네? 신디 로퍼 앨범을 처음 산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She 's So Unusual>. 정말 특별했지. 그 화려한 앨범 사진이 박힌 LP판을 사서 집으로 오는 길에 같은 반 여학생과 마주쳤었다. 예쁘고 공부 잘하는 친구였다. 그땐 LP판 들고 다니면 폼 났었는데. 미술 시간에 반투명한 종이 대고 그림 베껴 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앨범 커버를 가지고 가서 베꼈었다. 복잡해서 혼났다.

마돈나, 윌.아이.앰., 톡 톡 톡, 루 도날슨, 더 문샤이너스, 미카, 커팅 크루, 강수지, 양수경.
마돈나 누님은 여전하십니다그려.
♬ (제목 없음)
새롭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오래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음악은 많지만, 오래 기억하며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듣는 음악은 적다.
좋은 DJ는 나의 귀 뿐 아니라 시간을 차지한다.
어렸을 때 음악을 더욱 많이 알려고 하고, 그것으로 더욱 '화려하게' 살았더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위로하며. 토탁토탁.
어떤 음악은 알게 되는 경로가 매우 복잡하고 험난하다.
그 사연은 음악에 또 다른 기억을 덧씌운다.
"영화가 좋아요, 음악이 좋아요?"
"둘 다 좋죠."
"둘 중에 하나만요."
"…"
"네?"
"씨발, 음악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