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40

안녕하세요, 호찬입니다. 마흔 번째 인사네요.

요즘 전세계적으로 트위터에 대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로 이어지는 열렬한 국제적 호응을 받으며 새로운 현상과 활동들을 보여주는 서비스여서 그렇겠죠. 찾다보니 흥미로운 뉴스가 하나 있군요. “트위터, 정서 발달에 악영향 끼쳐“.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뇌, 뉴미디어, 정서 등과 관련된 최근의 뉴스들을 연결시켜 보면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뜬금 없지는 않습니다.

이 연구는 트위터, 뉴스 속보와 같이 거의 실시간으로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것들에 대해 뇌가 충분한 판단을 할 수 없고, 그것은 도덕적, 정서적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최근 영국에서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어린이의 정상적인 두뇌 발달을 가로막는다는 주장도 제기됐죠. “이마 바로 뒤인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에서 한다고 열려진 이 21세기형 창조적 기능들은 ‘사회화가 많이 될수록, 또 일찍 사회화될수록’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아도 근거가 있어 보이구요.

처음 언급한 트위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비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이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과 같은 일들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논리와 비슷하다는 것이죠. 또 뇌에 대한 연구가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논문도 있는 등 트위터 연구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듭니다.

제가 우선 짚어보고 싶은 것은, 트위터를 쓰고 뉴스 속보를 읽으며 사는 우리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느냐는 것이죠. 자신의 뇌에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정보과부하 상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정말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선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도덕적, 정서적 판단의 문제와는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능률이나 생산성의 문제에 있어서 트위터나 뉴스 등이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습니다. 특히 인터넷 관련 업무와 같이 많은 정보를 다루는 일을 하는 분들은 종종 또는 지속적으로 주의산만, 집중력 부족, 정보과부하, 자발적인 방해요소, 미루기, 압박감, 무기력 등을 경험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면 이런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려는 노력 보다는, 새로운 매력의 서비스에 푹 빠져 일단 써보고 생각은 나중에 해보자, 이 인터넷 바닥 생활이 몇 년인데 이 정도 서비스로 내 뇌가 망가질까, 청소년 뇌도 아닌데라는 태도인지 말입니다.

써놓고 보니 후자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긴 합니다만 양쪽 모두 객관적으로 관찰한 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10년이 넘게 인터넷 일을 하며 앞에서 언급한 부정적 현상들을 머리 속 깊이 느끼고는 있지만 그것이 인터넷 탓인지 타고난 제 성향 탓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기 때문에 단언할 수 없습니다.

전 요즘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도구가 몇 가지 있는데 만년필과 노트, 종이 영한사전입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려면 펜을 잡고 종이를 마주해야 가능합니다.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런 생각이 안나고 어느새 다른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펜과 종이가 스치는 그 느낌은 손을 타고 뇌를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종이 사전은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 종이를 뒤적대며 찾던 촉감과 냄새, 손에 익은 사전은 신기하게도 펼치면 바로 찾는 단어가 나오는 경험을 다시 해보고 싶어서 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행동들이, 저의 지친 뇌가 기억하고 있던 최상의 경험들을 끄집어 내고 있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해도 그 속도는 한 가지도 아니고 일정하지도 않을 겁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