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서 만들기 2: 내용, 형식, 활동

이 동영상은 레드팡닷컴의 실질적인 얼굴마담(명함으로만 얼굴마담이 있어서 구분을 위해)이자 기타리스트인 의 공연 녹화이다. 그런데 끝까지 보셨는가? 몇 분까지 보셨는가? 나는 션과 직장 동료이고, 션으로부터 기타를 배울 계획이고,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몇 번씩 봤다.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 동영상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나오지 않으면 긴 시간 보기 어렵다.

이 ‘좋아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섹시한 이성(또는 동성), 귀여운 동물, 충격적인 사건사고, 아름다운 음악, 멋진 춤 등등 사람의 수만큼 많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에 집중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을 오프라인 네트워크, 이를테면 서점, 방송, 영화, 전시 등 각각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배포한다. 이 네트워크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내용이 — 무엇이 기준인지는 알기 힘든 — 수준에 미달하면 파티 초대장을 받을 수가 없다.

자, 그러나 우리에겐 인터넷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네트워크 자원이다. 역시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자신이 만든 글, 사진, 동영상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내용의 수준은 문제되지 않는다. 우연히 사람들의 관심과 일치하면 그만큼 많이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저마다 터득한 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하여 그 효과를 크게 만든다. 이를테면 대형 포털에 블로그나 갤러리를 만들어서 검색에 노출시키기, 다음 뷰 같은 평판 필터링 서비스에 가입하여 컨텐츠 배포하기, 동영상/사진 전문 서비스에서 활동하기, 트위터 같이 사람 사귀기와 컨텐츠 유통의 속도가 빠른 서비스에 참여하기 등등이 있겠다. 이것은 네트워크의 형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약하자면, 사람이 내용(컨텐츠)을 가지고 형식(서비스)에 뛰어들어 활동(네트워킹)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도식적인 구분이다. 이 세 개는 얽히고설켜 있고 함께 변하고 있다. 다만 내용이 가장 천천히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 관심사는 이것이다: 이 형식과 활동에 최적화된 내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이 변화를 겪었듯이 네트워크의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 것인가? 가능성을 찾아 헤매는 질문만 꼬리를 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