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시대".
그것이 내가 인식하고 있는 지금 이 시대.
내 꿈이 뭔지 잘 모르겠는 자신도 부끄럽고.
희한하도다. 문득 ‘못MOT’이 생각나서 찾아보았더니 오늘 발매예정이로구나.
앨범 하나 내고 잊혀질 사람들은 아니어서 안타깝게 2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거물들이 이번달에 경쟁하듯 앨범을 쏟아 내고 있다. (음반이 제일 잘 팔리는 달인가?)
린킨 파크Linkin Park의 <Minutes to Midnight>는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실망이다. 팬들에게 자비를.
트래비스Travis의 <The Boy With No Name>은 지금까지의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은데 두 세 번 가량 더 듣고 싶게 만들고 있다.
마룬 5Maroon 5의 <It Won't Be Soon Before Long>은 최악은 아니지만 1집에는 한참 못미친다. 어쩌냐. 좀 더 들어보자.
윌코Wilco의 <Sky Blue Sky>가 이 중에서는 최고다. 띄엄띄엄 듣던 그룹인데 이렇게 마음을 울릴 줄이야. 전집 감상 예정.
그래. 경험을 강조하든 뭘하든 결국 경험을 잘 팔리는 상품으로 만들자는 얘기지.
그걸 바뜨렸을리가 있나.
상품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 뭐든지 아시면 몇 개만 알려주시길.
(나를 포함하여)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끼리 서비스에 관해 얘기하다가 사용자들을 "애들"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꽤 자주 있다. "애들이 그걸 쓰겠냐?", "애들 그거 무지 좋아해." 대략 이런 식인데, 이건 그 사람 머리 속에 사용자가 어떻게 자리잡고 있냐는 걸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이 현상이 인터넷 업계에만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대중문화가 10대, 20대,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만들어지다보니 그렇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은 젊은 사람들만 쓰는 건 아니니까. 내 주위의 다양한, 나름대로의 삶의 결을 갖고 있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쓰는 거 잖아. 그 사람들이 몇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행동하는 것처럼 생각돼도 이건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인 듯.
많은 기업이나 서비스들이 자신들은 "사람 중심"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돈 못 벌면서 "사람 중심"일 수 있어? "(돈 쓰는) 사람 중심".
진짜로 "사람 중심"으로 만들면 돈 써 줄테니까 제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경험도, 관계도, 철학도 모두 "사람 중심"으로 부탁해요.
잠깐. 그럼 개나 고양이는 어떡하지.
전략이나 서비스 기획 제안서에 '심리스'(seamless, 이음매가 없는)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서비스 간의 연계나 이른바 '컨버전스'가 중요해지다보니 두 개 이상의 것들이 연결되어 있는지 아닌지 쓰는 사람들은 모를 정도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주로 쓴다.
사용자로서의 경험이 대부분인 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경우에 내 경험과 기대치는 이렇다. A라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주로 스트리밍으로 듣는다. 이 서비스에서는 복제방지시스템(DRM)의 문제 때문에 내 MP3 플레이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즐겨 듣는 음악을 이동중에는 못 듣는다. 경험 끊김.
책상에서 즐겨 듣는 음악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듣고 싶다. 그런데 CD로 구워서 오디오로 들을 방법이 없다. 경험 끊김.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CD를 종종 사는데 집에 있을 때 오디오로 가끔 들을 때 외에는 효용 가치가 없다. MP3로 직접 만들어서 MP3 플레이어로 옮기는 작업은 너무 번거롭다. 심지어 어떤 업체의 CD는 복제방지시스템 때문에 MP3 자체가 안 만들어진다. 경험 끊기고 CD 구매 줄어듦.
스티브 잡스도 이런 맥락에서 DRM을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 했을 것 같다. 그 목적이 음악 산업 활성화이건 자신의 배를 더 불리는 것이건 간에,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들어온 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정착되지도 않은 국내 상황에서 DRM을 없앴을 경우의 결과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다. 해외는 모르겠고.
결국 이음매 없는 경험을 만들려면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중간중간에 떡 버티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장 바뀌지 않는 이 기본 구조에서 최선의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싶은데, 정확히 질문하고 바꿀 수 있는 것 없는 것 일단 확실하게 구분하고 실행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고 정확히 공유하고 말이지, 의지 표명하고 명분 중시하고 기대 주장하고 이런 거는 나중에 시간 날 때.
